스테이시 박 밀번(본명 박지혜님)은 단순한 활동가가 아니었습니다. 장애 정의라는 낯선 단어를 세상에 알리고, 소수자의 목소리를 연결하며, 연대와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준 인물이었죠. 그리고 2025년, 그녀의 얼굴은 미국의 25센트 동전에 새겨졌습니다. 화폐에 담긴 그녀의 미소와 휠체어의 모습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세상을 향한 메시지입니다. 왜 그녀가 선택되었는지,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그리고 우리에게 남긴 울림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풀어봅니다.
어린 시절과 정체성
스테이시 박 밀번은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계 미국인입니다. 그녀는 선천성 근육이영양증이라는 희귀 질환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성장 과정에서 보행을 잃고, 휠체어와 호흡 보조기구에 의지해야 했지만, 그녀는 이를 제약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스스로를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 정의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죠.
그녀가 어릴 때부터 장애와 인종, 성별 정체성이 겹치는 교차점에서 차별을 경험했다는 사실은, 훗날 그녀의 운동 철학에 깊은 뿌리가 됩니다.
장애 정의 운동의 개척자
스테이시 박 밀번은 단순히 장애인 권리 차원에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강조한 것은 장애 정의(Disability Justice)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었습니다. 여기엔 중요한 두 가지 메시지가 있습니다.
- 첫째, 장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와 배제의 문제라는 것.
- 둘째, 장애는 인종, 성별, 계급, 성적 지향과 얽혀 있는 복합적 경험이라는 것.
그래서 그녀의 운동은 늘 소수자 연대와 함께했습니다. 노숙자, 성소수자, 유색인종, 여성 등 사회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사람들과 장애인의 권리를 함께 이야기했죠.
이런 관점은 기존의 ‘권리 보장’ 중심 운동을 넘어, 차별을 구조적으로 드러내고 해체하는 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제도 변화와 사회적 성과
스테이시 박 밀번은 이론가에 머물지 않고 실천가였습니다. 2007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10월을 ‘장애 역사 및 인식의 달(Disability History and Awareness Month)’로 지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 법은 주 내 모든 공립학교가 장애인의 역사와 권리를 교육 과정에 포함하도록 규정했는데, 이는 미국 남동부 지역에서 최초의 시도로 기록됩니다. 차별을 없애려면 인식의 토대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그녀의 믿음이 제도화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후 캘리포니아로 거주지를 옮긴 뒤에는 센터 포 인디펜던트 리빙(Center for Independent Living, Berkeley)에서 프로그램 매니저로 활동했습니다. 여기서 그녀는 돌봄 서비스 접근성, 휠체어 이동 인프라, 커뮤니티 상호부조 체계 등 실질적인 과제를 다뤘습니다. 특히 COVID-19 팬데믹 당시에는 지역 노숙인과 면역 취약 계층을 위한 위생·방역 키트를 조직적으로 배포하며 ‘장애 정의는 곧 공동체 정의’라는 철학을 행동으로 증명했습니다.
25센트 동전에 새겨진 이유
2025년, 미국 조폐국은 ‘American Women Quarters Program’의 마지막 인물 중 한 명으로 스테이시 박 밀번을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8월, 그녀의 얼굴과 휠체어가 그려진 쿼터 동전이 발행되었습니다.
▶ 이 동전은 여러 가지 상징성을 담고 있습니다.
- 미국 화폐 최초로 휠체어가 그려진 사례
- 그녀의 손짓과 기관절개 흔적은, 목소리를 잃지 않고 끝까지 말하던 삶을 상징
- “DISABILITY JUSTICE”라는 문구로, 그녀가 남긴 메시지를 직접 새김
단순한 기념이 아니라, 화폐를 통해 모든 미국인에게 장애 정의의 의미를 묻는 강력한 문화적 사건이 된 것이죠.
남겨진 울림
밀번은 2020년, 겨우 33세 생일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짧은 생은 동전보다 더 무거운 가치를 남겼습니다. 지금도 그녀의 이름을 검색하면 ‘정의’, ‘연대’, ‘희망’이라는 단어가 함께 뜨는 이유입니다.
화폐에 새겨진 초상은 금방 손에서 손으로 옮겨가고 닳아 없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이야기는 닳지 않습니다. 스테이시 박 밀번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장애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라는 메시지이니까요.
지금 우리에게 주는 의미
스테이시 박 밀번의 쿼터 동전은 수집가들의 소장품을 넘어, 우리 모두의 질문이 됩니다. “나는 내 주변의 차별을 얼마나 보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을 바꾸고 있는가?”
그녀의 삶은 거대한 업적이라기보다 작은 행동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물결들이 모여 오늘, 미국 화폐 위에 그녀를 올려놓았습니다. 동전을 통해 우리는 매일 같은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나 역시 누군가의 삶에 울림을 주는 목소리가 될 수 있는지 말이죠.
끝맺음
스테이시 박 밀번의 25센트 동전은 단순한 화폐가 아니라, 세상에 대한 선언입니다. 짧은 생애 속에서도 깊은 울림을 남긴 그녀처럼, 우리도 일상 속에서 차별을 지우고 정의를 새기는 삶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녀가 한국계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남깁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사회에서 장애 정의 운동의 중심에 섰고, 결국 미국 화폐에 얼굴이 새겨진 첫 한국계 인물 중 한 사람이 된 것이죠. 이는 단순히 한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세계 속에서 한국인의 목소리가 어떻게 울려 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지갑 속에 들어가는 작은 동전 하나가 한국인의 이름과 이야기를 품고 전 세계로 흘러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자랑스러워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그녀의 얼굴과 휠체어는 단순한 조각이 아니라, 한국인의 뿌리를 가진 여성이 정의와 연대를 전 세계에 알린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알지 못했던 그녀였지만, 오늘날 세계속의 자랑스러운 한국인인 스테이시 박 밀번, 박지혜님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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