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유선 남편 이성호, 사형을 선고하던 판사가 전한 정의의 무게

한때 ‘어금니 아빠 사건’을 맡아 사형을 선고했던 이성호 판사. 지금은 변호사로 변신했지만, 그가 걸어온 길엔 여전히 법과 정의의 냄새가 짙게 남아 있습니다. 판결 하나에도 인간의 존엄을 놓지 않으려 했던 한 판사의 여정, 그리고 오늘의 이성호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팩트로 따라가 봅니다.


정의의 자리에서, 인간을 바라보다


이성호는 1995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27년 동안 법관으로 재직했습니다. 서울대 외교학과 출신의 그는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거치며 수많은 형사 사건을 맡았고, 때로는 냉정한 결단의 순간들을 지나야 했습니다.

그에게 법정은 단순한 심판의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선택이 드러나는 무대’였습니다. 판사라는 자리는 늘 감정보다 원칙이 우선이었지만, 그는 그 속에서도 인간의 후회를 이해하려 노력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그의 이름이 대중에게 깊이 각인된 건, 한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어금니 아빠’ 사건, 정의의 언어로 선고하다

어금니 아빠 이영학

2017년 2월.

장애인 아버지로 알려진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은 대한민국을 경악하게 만든 범죄였습니다.
중학생 여학생을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뒤, 범행 이후에도 반성 없는 태도를 보였던 잔혹한 사건이었죠.

당시 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 재판장으로 이 사건을 맡은 인물이 바로 이성호 판사였습니다. 그는 수개월에 걸친 증거 검토와 심리를 거친 끝에, 1심 선고 공판에서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선고문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담겼습니다.

법의 정의라는 이름으로 피고인을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한다

이 한 문장은 지금도 언론과 법조계에서 자주 회자됩니다.
피해자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사회의 경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 ‘영원한 격리’를 택한 것이죠.

판결문에서 이영학의 반성문을 언급하며, “진심 어린 반성이 아닌 위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범행 후에도 피해자의 유족에게 회복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명시했습니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법정은 무겁고도 냉정한 공기로 가득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냉정함 속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피해자 한 사람의 생명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최소한의 윤리를 지키기 위한 판결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 이후, 대중은 처음으로 ‘이성호 판사’라는 이름을 기억했습니다.
그는 단순히 사형을 선고한 판사가 아니라, “정의의 언어를 가장 단호하게 사용한 법관”으로 남았습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 사건, 원칙을 실천하다

조현오 전 청장


2013년, 또 하나의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경찰청장이었던 조현오 전 청장이 강연 자리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차명계좌를 가지고 있었다”는 발언을 한 것입니다.
명확한 근거가 없는 이 발언은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결국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 재판의 1심을 담당한 이가 이성호 판사였습니다.
그는 공직자의 발언이 갖는 파급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법정에서 “국가기관의 수장은 그 말의 무게를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고 단호히 밝혔습니다.

결국 1심에서 이성호 판사는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며 법정 구속을 명령했습니다.
당시 판결은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공직자의 ‘발언 책임’을 법적으로 명확히 한 첫 사례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조현오는 항소했지만, 이후 항소심과 대법원에서도 유죄 판결이 확정되며
이성호 판사의 판단이 사실상 최종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이성호 판사가 ‘권력에 흔들리지 않는 판사’라는 인식을 심어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법정 안에서 “말의 자유는 책임과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을,
정치나 권력보다 앞서는 원칙으로 증명해 보였습니다.

그의 판결은 지금도 법조계에서
“권력의 발언을 제어한 사법부의 독립적 판단”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7년의 판사 생활을 마치고, 변호사로 돌아오다

긴 시간 법복을 입은 그는 결국 2025년 초, 판사직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변호사로 새 길을 걷기 시작했죠.
이성호 변호사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가사 사건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판결이 아닌 사람의 상처가 남는 일’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이제 법정 대신 상담실에 앉아 부부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JTBC 예능 ‘이혼숙려캠프’에 조정장으로 출연하며, 단죄의 언어 대신 이해의 언어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변화는, 법이 아닌 ‘인간의 관계’로 정의를 확장한 이성호만의 행보로 읽힙니다.


‘정의의 무게’를 견딘 한 사람

사형을 선고한 판사가 웃으며 조정을 중재하는 모습.
이 대비는 어쩌면 우리 사회가 바라는 정의의 변화일지도 모릅니다.
냉정함 속에서도 인간미를 놓지 않았던 이성호 판사,
그리고 그 경험을 품고 다시 사람 사이를 잇는 이성호 변호사.

그의 여정은 법의 형식이 아니라 정의의 온도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정의는 때로 냉혹하지만, 그 끝에는 반드시 인간이 있습니다.
이성호의 길은 그 사실을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살아 있는 판결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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